이야기 65. 원격근무를 위한 리더십 (2) 원격근무자의 고립

#2 원격근무자의 고립

몇 년 전, 호주의 한 고객사 교육을 온라인으로 할 때였다. 3일 동안 온라인으로 호주 시간대로 교육을 해야 했으므로 남들이 출근도 하지 않은 새벽 시간에 일어나 집 한쪽에 마련한 작은 서재에서 꼬박 3일을 아무도 없이, 보이지 않는 고객들에게 묵묵히 강의를 해야 했다. 강의 3일차, 갑자기 아파트 윗층에서 내 목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괭음이 들려왔고,  알고 보니 윗 층 인테리어 공사중이란다.  하루 종일 그럴 것이란다. 급기야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30분의 긴 쉬는 시간을 갖자고 제안을 하고 급히 집 근처의 카페로 피신을 나와 나머지 강의를 진행했다. 고객들이 고맙게도 이해를 해 주었으니 망정이지, 갑질이 습관적인 고객을 만났더라면 교육비 다 환불해내라고 했어야 할 상황이다. 아찔했던 재택근무의 기억, 그리고 어느 누구도 도와 줄 수 없는 상황과 매일 예측할 수 없는 상황과 부딪히면서 홀로 스스로 일해야 하는 외로움이란.

MIT Sloan의 리서치의 결과[1]에서 보면, 고립감을 느끼는 직원은 업무 만족도가 낮고, 조직의 헌신이 낮고, 이직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원격 직원들은 업무상 고립의 경험을 “질문이 발생했을 때 누구에게 물어 봐야 할지 모르겠다”, “조직 내 다른 사람들과 단절되어 있다” , “조언이나 도움이 필요할 때 의지할 사람이 없다”고 기술했다.  무엇보다 원격으로 일하는 직원들은 동료와 관리자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고립감을 갖게 된다. 이러한 인식은 동료들과 사회적, 정서적 상호작용을 위한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에 원격 근무 환경에서 더욱 증폭된다.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이 직장 동료와의 업무 후 맥주 한잔이 그립다는 것이 저절로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관리 조치의 부재는 직원의 직장 고립감에서 주요 요인이다 ‘ 라는 언급이 있는데 필자의 경험으로 비추어보면,  원격 근무에서 고립되었다는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조직으로부터 존중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원의 역량이나 성과 문제 라기보다는 매니저의 역량이나 그들의 부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 문제인 경우가 많다. 이 자료에서의 언급 되어있는 예를 보면, 원격 근무시에 본인이 격리되어 있다고 느꼈던 직원들의  경우에 매니저가 일대일 회의를 하지 않았고,  일에 대한 follow up 도 하지 않으며,  체계적으로 일을 지시하지 않거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기여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조직생활을 하면서 지금도 생각하면 울컥 속상했는 부분은, 원격으로 일해야 하는 나라가 다르니 업무 때문에 한국 직원들은 위한 오프라인 행사에는 거의 참여하지도 못했고, 해외 출장으로 많은 주말들을 공항에서 보내야 했다는 것과 이 모든 어려움은 전문가로서 내가 스스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그저 받아들이려 노력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는 일에 자주 피드백하고 격려해 주었던 매니저와 일을 할 때는 내가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처럼 느꼈고 고객과 회사, 내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결과적으로는 실제로도 그랬다. 그런데 동일한 업무인데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던 매니저와 일을 할 때는 내가 하고 있는 이 모든 수고로움이 일방적인 희생처럼 느껴지고 조직에서 소진당하고 있고,  때로 이런 마음이 드는 내 자신이 당황스럽고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혹자는 전문가라면 그 정도는 감래하고 극복해야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단언컨데 심리적인 불편함과 조직으로부터 느끼는 고립감은 직원 스스로 동기부여하여 극복하기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그러면 직원들이 이런 상황을 벗어나게 하기 위해 경영진은 어떤 일을 있을까. 직원들은 매니저가 회사와 나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허브라고 생각하므로, 무엇보다 매니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영진들은 각 라인의 매니저들이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  비공식적으로 체크인

글로벌회사에서는 매니저과 직원간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인 미팅을 통해 서로 괜찮은지 확인하는 것은 체크인한다고 표현한다.  많은 글로벌회사들의 사례에서 보면, 주기적인 체크인이 기업의 문화를 건강하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단, 이 체크인은 공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비공식적으로 직원과 매니저 간 소통의 방법으로 사용되어 한다. 이를 통해서 직원은 현재 그들의 문제와 우려를 매니저들에게 자유롭게 공유하고, 매니저 또한 직원들에게 현재 본인이 도움과 지원을 줄 수 있는지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이를 경험한 조직의 경우, 무엇보다 직원의 회사에 대한 소속감이 높아진다.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은 공식적인 회의보다는 비공식적이고 진솔하고 개인적인 대화를 통해서 형성이 된다.  그런 맥락에서 비공식적인 체크인이 직원들에게 성과평가의 한 방법처럼 인식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 세션은 어떻게 하면 직원이 매니저의 지원을 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매니저가 직원의 역량을 끌어올려서 팀원으로서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를 같이 고민하는 자리다.

  • 팀원 간의 사회적인 상호 작용을 독려

제 아무리 전문가들이 일하는 집단이라 할지라도 , 비공식적이고 개인적인 뉴스를 공유하는 노력은 온라인상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상호작용을 개선할 수 있다.  각각의 개인은 저마다의 이유로 약한 부분이 있고 소외를 느끼는 지점이 존재한다. 매주 공식적인 회의 포멧으로  직원들의 경조사를 공유하고,  업무의 내용이 아닌 직원 스스로의 관심사를 다른 직원들과 나누도록 하는 노력들 예를 들면 서로의 생일을  축하하고 새로운 가족이 생겼음을 축복해주고, 명절 선물을 교환하고 사진을 공유하는 등의 사적인 작은 활동만으로도 직원들 스스로 소외되고 있다는 인식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원격으로 일하는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실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서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유대감을 갖게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유사한 업무를 하는 직원들끼리의 멘토링이나, 교육, 주기적인 비공식적인 만남을 유도하여 서로 돕게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원하는 등의 노력을 하는 회사들도 실제로 많다.  

원격으로 일하는 직원이 스스로 고립됨을 느끼지 않게 하는 노력은, 글로벌 회사의 경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바이러스로 인한 재택근무의 상황이 아니더라도, 지금껏 여러분과 같이 일하는 많은 직원들이 고객사나 혹은 물리적으로 다른 공간에서 홀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외롭게 일을 해 나가고 있다.  어떤 직원은 탁월하여 스스로 모든 것은 헤쳐갔었을 수도 있고, 어떤 직원은 고통스럽게 도와 달라고 애원해도 도움 받지 못하여 상처받고 이미 지쳐 있을 지도 모른다.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누구보다 민첩하고 뛰어난 대한민국의 기업들에게 협업이나 원격근무 혹은 재태근무를 위한 툴과  물리적인 가이드나 지침등을 설계하고 적용하는 것은 그렇게 힘든 작업이 아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이런 일련의 툴과 프로세스를 통해 우린 무엇을 얻고 싶은지를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고민의 여정에서 일보다는, 그 일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이 더 먼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1] MIT Sloan Management Review, FALL 2009 RESEARCH FEATURE

Set Up Remote Workers to Thrive by Jay Mulki, Fleura Bardhi, Felicia Lassk and Jayne Nanavaty-Dahl

October 0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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