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63. 타다와 혁신이야기

요즘 타다가 혁신인가 아닌가의 문제로 연일 미디어가 뜨겁다. 타다가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초창기의 고객으로서 타다는 특히 여성 고객에게 쾌적함과 안전함을 주는 서비스라는 것을 나도 경험했다. 그런데 타다의 서비스가 쾌적하고 안락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그 친절함 자체가 혁신이고 그 서비스가 계속되어야 한다는 모호한 논지보다는 이미 우버의 사례에서도 보고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이 혁신일까를 고민해보는 것이 어떨까해서 이 글을 적어본다.  (참고로 전, 우버와 타다의 사용자로 그들과는 비즈니스적으로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혁신(innovation)” 이라는 단어는 자칫 “발명(invention)”의 느낌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과연 혁신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을 의미할까.  새로운 기술이 구현되는 것 자체가 발명이라면, 혁신은 그 기술이 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로서 가치를 가지고 실제로 작동되는 것이다. 소위, 혁신을 이끌어가는 것으로 인식이 되는 실리콘벨리에서 조차도 혁신을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것이라 설명하진 않는다. 기술은 이제 전세계 어디서든 만들어지고 있고, 기술자체가 비즈니스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Innovation, Invention, and Creativity: definition, difference, and examples.

간단한 예로, 많은 사람들이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에디슨은 전구를 처음 만든 사람이 아니며, 초기의 전구를 개량하여 상용화해서 상업적으로 가능하게 만든 사업가다.  그러니 에디슨은 오히려 혁신가였다고 보는 것이 맞다.  기술이 넘쳐나는 지금, 누가 처음 그 기술을 발명했다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고, 오히려 그 기술이 어느 기업가의 손을 거쳐서 사업적으로 성공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진 것이 혁신의 키가 된다.  

따라서, 스타트업과 혁신의 이야기에서 기술은 어떻게 보면 당연히 전제에 있어야 하는 기본 조건이고, 혁신은 그 기술의 토대에서 어떻게 고객의 삶에 적용이 되어 이른바 그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이 모델에 투자한 많은 이들이 경제적으로 리턴이 올 수 있겠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주제에서 ‘반드시 뛰어난 기술이 시장에서도 먹히는가’에 대해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 벨리에서 얼마간 생활하면서 매우 자주 우버를 사용한 경험자로, 우버를 혁신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분석해 보면, 우버가 단순히 택시서비스를 대체해주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와 공급자가의 니즈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쏟아져 나오는 많은 의견들 가운데, 실제로 미국에서 스타드업을  경영하고 있는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Company Factory 권영해 대표님의 인사이트있는 관점과 해석이 매우 의미있어서 인용해보기로 한다. 물론 저자님의 양해를 구하고 그 관점을 차용하고 나의 경험을 첨삭했다. 원문은 훨씬 더 자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원문 블로그 : http://tippingpost.com/?fbclid=IwAR1zFaEB8P0-deakCAsYfLwfqFc-xpHPS7U6RgtF2u_dXEb8-9NldJJg0X8

우버와 같은 플랫폼을 혁신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 여러가지 포인트를 정리해보면,

첫번째,  즉시성과 고객의 능동적인 개입

길거리에 나가서 택시를 손을 들어 부르는 서비스는 내가 택시 기사로부터 선택을 당하는 서비스다. 우버 같은 모델은 고객이 프로세스의 시작에서 고객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한다. 돈을 지불하는 내가 그들을 기다려서 선택까지 당해야 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내가 선택을 하는 서비스라는 의미다. 

우버의 경우 모바일 앱으로 내가 가는 목적지를 입력하면 얼마나 걸려야 그 차가 나한테 배차가 될 수 있는지 알려주고, 차량의 종류나 서비스의 수준에 따라 목적지까지의 예정시간과 금액을 알려준다. 이 예정 시간은 그 막히는 샌프란시스코안에서도 놀랄 만큼 정확한 예정시간을 알려준다. 이만하면 나는 내가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로 내가 선택을 할 수 있고,  우버말고도 우버의 성공으로 등장한 유사한 서비스인 리프트(Lyft)라는 또다른 서비스가 있으니, 우버가 안 잡히면 리프트를 잡으면 된다.

동일한 거리라도 배차 간격이나 다른 변수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질 수 있으니 내가 아는 한 샌프란시스코의 거의 모든 친구들은 우버와 리프트 두개의 앱을 깔아놓고 두 서비스 중 합리적인 가격과 서비스를 선택한다. 두 회사는 경쟁하듯이 고객들의 간택을 받기위해 더 빠른, 더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드라이버의 경우에도 두 서비스를 모두 가입하고, 고객을 만난다. 샌프란시코와 그 인근 실리콘벨리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특히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을 하는 젊은 친구들의 경우 차없이 사는 삶의 패턴이 만들어지고 있다고도 한다.  열심히 운전 연수를 받고 갔으나 사실 차없이 잘 지내고 왔던 나의 경우가 또다른 증거다. 택시 서비스에 관한한 이런 생태계를 만들었으니, 우버는 혁신을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다른 서비스로, 기존 택시들은 한적이 없는 이벤트 쿠폰이나 한달에 일정금액을 내면 추가로 할인을 더 많이 해주는 서비스를 통해서 충성도가 강한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한 마케팅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리프트의 경우는 쌓인 항공사 마일리지를 리프트에 연동해서 요금에서 차감을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은, 디지털채널 이메일이나 앱등을 통해 홍보한다.

두번째, 비용 합리성과 결제의 편의성

한국에서 택시를 타 본 사람은 누구든지 안다. 보통 택시는 거리/시간에 따라 비용이 결정되므로, 차를 탄 이후에 길이 막히거나 이런 저런 시간이 더 걸리면 택시 미터기에서 계속 비용이 계속 올라가니 비용을 지불하는 사람도, 더 많은 손님을 태워야 그날의 할당을 채우는 택시기사도 둘 다 불편하다. 나도 엄청나게 막히는 퇴근시간에 막히는 올림픽대로에서 30분이 넘게 막히는 길을 놓고 막힌다고 욕을 해대는 택시기사의 한탄을 들어줘야 했던 경험이 있다. 돈을 내는 내가 괜찮다는데 승객을 불편하게 하는 택시기사의 욕설을 들어주어야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은 과연 무엇인가.  감정적으로 타다에 손을 들어주는 많은 분들은 아마도 이런 경험들 때문일 것이다.

물론 친절하고 매너좋은 기사님도 많다. 그런데 비용을 지불하는 프로세스와 그 비용의 정산방법이 현재의 택시 서비스에서 합리적인가에 해서는 좀 의문이 든다. (대한민국의 택시 요금이 매우 저렴하므로 그 요금에 고퀄리트의 서비스를 요구하면 안된다의 논지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포인트는 서비스가 무조건 싸야한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요즘 카카오택시등은 우버같이 카드 결재 정보를 등록해서 앱에서 결재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는데, 택시기사님의 설명에 의하면 앱에서 카드 등록한 내용으로 결재할 경우 기사님들이 하차시 일일이 금액을 단말기에 입력해주고 그리고 결재버튼을 눌러줘야 한단다.  나의 상상처럼 카드정보 입력해 놓은 자동으로 결재가 되는 시스템도 아니었다.

우버의 경험을 예로 들면, 비용이 처음에 결제되면 끝난 것이니, 더이상 비용이 증가되는걸 부담가질 필요 없고, 더구나 카드로 연결되어 있는 카드로 결제가 되니 현금을 준비할 필요도 없다. 사실 우버 택시 안에는 카드단말기 조차가 없다. 드라이버나 승객이나 앱으로 소통하면 끝인 것이다. 모르는 길을 갈 때는 택시 기사가 길 잘못들어 가는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네비게이션을 활용하여 가장 최적의 길을 제공하니까 택시기사가 일부러 멀리 돌아가서 요금이 많이 나왔다고 실랑이 벌이거나 얼굴 붉히고 싸울 필요도 없다. 

애초에 내가 원하는 서비스와 비용을 내가 선택할수 있다는 선택권이 나에게 존재한다는 것, 데이터를 통해서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선택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 실용적으로 구현되어있다는 것이 우리가 주목할 수 있는 또 다른 혁신이다. 합승해서 저렴한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비싸게 내가 편리하고 안락한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어디까지나 고객이 선택하기 나름이다. 당연히 고객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선택한 서비스의 품질에 대해서 평가하고 피드백 할 수 있으므로, 지불한 서비스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그것을 어필하는 창구가 또한 열려있다. 기사들 역시 고객을 평가하므로, 당신이 진상짓을 하면 다시는 그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3.  서비스의 향상과 다른 산업분야로  확장

나는 우버가 단순히 택시서비스의 일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그 서비스의 분야를 확장해가고 있다고 믿는다. 

음식을 배달해주는 Uber Eats 는 우버 플랫폼을 통해서  메뉴와 가격을 선택하면 차, 자전거, 혹은 사람이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우버 플랫폼을 통해서 자전거를 빌리는 서비스(Lime)가 가능해졌고 심지어 트럭과 단거리 비행기서비스까지 확장이 되고 있다.

User Health 서비스를 통해, 거동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병원에서 우버기사를 보내주는 서비스나 우버앱을 통해 독감백신 예방을 요청하면, 간호사가 직접 방문을 하여 백신 주사를 놓아주는 서비스는 단순히 택시의 대체재로서 역할을 벗어나서 플랫폼으로 확장된 서비스가 어디까지 가능해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혁신의 관점에서 보면, 타다는 우버의 틀과 매우 닮았다. 그런데 우버가 짧은 시간에 여러 시도와 변화를 통해 그 사업을 계속 확장하고 변화하는 반면, 타다는 기술의 장벽이 아닌 기존 규제의 장벽에 막혀서 오히려 택시업계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기를 강요받고 있다. 게다가 누구도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하는 혁신의 잣대를 가지고, 서비스의 본질을 왜곡한다. 타다가 왜 혁신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가?

타다를 도와달라는 국민청원 요청 메세지에 씁쓸하게 한표를 던져주면서, 뜬금없이, 유니콘 1000개를  키워내기위해10조를 쓰겠다는 국가경제자문위원회의 벤처육성 방안에 대한 뉴스가 생각이 났다. 이런 아이디어는 정말이지 상상의 동물 유니콘을 만들어내겠다는 황당한 계획처럼 들린다. 정부가 국회의원이, 시장에서 서비스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고 제어할 수 한다고 믿는 것, 투자하면 얼마든지 찍어내듯이 유니콘 기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터무니없는 정책을 끊임없이 생산해 내는 것이 그들의 역할인가.

시장에서 서비스의 존립은 사용하는 사용자의 손에서 결정이 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여러 선택지가 사용자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열어주고, 기술이 있는 스타트업들이 소비자의 삶을 더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변화하게 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최적화 할 수 있는 유연한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 되어야하는 것은 아닌가 말이다.  

타다의 끝나지 않은 논의들에 그저 물없이 고구마 먹고 있는 것 같은 이런 기분이란. 사이다 한잔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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