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61. 디지털 전략: 반드시 극복해야하는 4가지

2018년이 저문다. 그러고 보니, 어도비에서 디지털마케팅이라 주제를 가지고 일을 한지 벌써 8년을 향해 달려간다. 그 가운데 거의 7년 시간은 해외 고객을 위해서 일했었으니까 한국 고객만을 바라보고 일을 한 것은 이제 고작 1년이 되었다. 누가 나에게 한국 고객들과의 지난 1년의 시간을 정리해보라고 한다면 ‘아.. 이대로 괜찮을까’ 였다. 기업들도 고객들과 일하는 나도 뭔가 모르는 두려움과 걱정에 그렇게 한 해가 가고 있다.

여러모로 개인적으로 성이 차지 않았던 한 해를 보내면서 2019년엔 무엇과 정면 대결을 해야할지 고민하는 나에게 맥킨지의 한 리포트가 화두를 던진다.

“Digital strategy: The four  you have to win” “디지털 전략:반드시 이겨야하는 4개의 싸움”, 내용을 보니 디지털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 직시하고 극복해야할 4가지에 대한 이야기다. 조직의 경영진이 혹은 관리자가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다. 관심있는 분들은 원문을 정독하시기를.

이 보고서에서도 언급했듯이 디지털 전략이 될 수 없는 한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점진적인 변화다. 아마도 누구는 그럴 것이다. 점진적으로 가야 맞는 것 아닌가. 그게 무엇이 문제인가. 점진적인 것이 맞지 않는 이유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이 그리는 디지털의 미래 사이 그 간극이 너무 크고 외부 환경의 변화는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많은 글로벌 회사들이 디지털에 대한 파괴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말을 서슴치 않는 것은 디지털 전략이 그만큼 대담하고 창의적이지 않으면 도저히 그 간극을 메울 수 없다는 반증이다. 그러면 도대체 우리는 무엇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나.

첫번째 : 무지와의 싸움

어느 고객사의 비즈니스 인터뷰 결과를 분석하면서, 디지털 혁신의 성공을 위해 무엇에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어느 담당자가 “경영진이 바뀌어야한다”는 직설적인 답변을 본 적이 있다. 애석하게도 기업의 많은 시니어 임원들은 디지털에 대해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디지털에 능숙하지 않은 임원들은 “반짝이는 물체” 증후군에 빠져 그들의 회사와는 별로 관련없는 트랜드에 현혹된다. 때로 산발적이고, 중복적이며 큰 맥락을 짚어내지 못하고 잘못된 순서로 이니셔티브를 추구한다. 또는 보다 진보된 것들만 추구한 나머지 건너띄면 안되는 기본을 생략하려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예를 들면 데이터의 수집 조차 안되어있는 기업이 AI를 하겠다고 한다든지. 데이터 분석도 안하면서 웹사이트 최적화나 개인화를 해야한다고 한다든지. 이 리포트에서는 2가지의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 조직의 기술 IQ를 높히기 : 단순히 디지털 기술의 도입이 아니라 임원을 포함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사내 디지털 아카데미를 운영하여 디지털 역량을 키워야 한다. 필요하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조직 차원에서 디지털 기능을 평가하고 회사의 문화를 평가한 후, 내부의 역량을 바탕으로 임원은 디지털 전략을 수립하고, 이것에 기반하여 비즈니스 리더는 디지털 상세 플랜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 경쟁적 사각 지대 극복하기 : 어느 글에선가 변화의 시작은 ‘낯설어지기’ 를 시도하는 것에서 온다는 구절을 본적이 있다. 아마도 여전히 대부분의 회사들은 돈이 어디서 나고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오래된 사고 방식에 아직도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의 세계에서는 게임의 경제와 플레이어가 완전히 바뀌는, 그야말로 게임의 법칙이 송두리째 바뀔 수가 있다. 멕킨지의 조언은 이렇다. 마치 처음부터 새로 비즈니스를 시작한다는 가정으로 디지털 프로세스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면 어떨까. 예를 들면, 자동차 보험 회사는 “자동차 보험을 온라인으로 어떻게 더 잘 팔 수 있는가?”에서 “자동차 보험이 자율 차량의 관점에서 의미하는 것”을 묻는 질문에서 출발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궁극적으로 이 질문은 디지털, 규제 및 사회 트렌드가 오늘날의 가치 사슬과 충돌 할 때 어떻게 해야 할 것 인가를 고민해야 사각 지대를 인식할 수 있게 된다는 접근이다.

두번째 : 두려움과의 싸움

변화는 누구에게나 두렵다. 많은 기업에서 디지털 분야는, 기존의 비지니스 보다 우선 순위가 낮다는 이유로, 현재 디지털로 만든 성과의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그리고 자칫 디지털에 대한 성과로 인해 상대적으로 디지털에 민감하지 않은 임원 자신의 미래에 위험한 세력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하여 이 새로운 움직임들이 힘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이것이 사실은 회사의 미래에, 임원 자신의 미래에 더 큰 위험 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된다. 보다 큰 디지털의 움직임을 만들고 싶다면, 최고의 팀 및 관리자들이 필연적으로 경험하게 될 공포에 맞서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많은 기업을 보았을때 이런 종류의 싸움은 자생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트리거에 의해, 조직 전체의 주요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는 것과 동시에 엄격한 프로세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 경영진은 이 변화를 따라가는 것보다는 이 변화를 격려하고 가속화하는 것이 훨씬 가치가 있다. 이 부분에서 경영진이 해야할 것은 디지털 변혁이라는 대장정을 이끄는 리더로서 성공을 지원할 수 있는 도구들과 지원 네트워크를 제공해야한다.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이니셔티브 계획에는 상세한 수준까지 집중적으로 고민하지만, 변화를 주도하는 인력과 자원을 유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중요한 단계를 생략한다.

  • 정직하게 대화하기 : 무엇보다 임원이 해야 할 것은, 정직한 대화다. 변화에 대해 두려워할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의사결정이 장차 조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리더들이 이 변화에서 조직의 롤 모델이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사고 방식과 행동 방식등을 논의해야한다.
  • 지원 네트워크 :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웍을 만드는 것도 역시 경영진이 해야 할 역할이다. “조직이 변한다. 그러니 알아서 서바이벌해라 “ 라고 말하는 경영진이, 직원들에게 충성을 기대할수 있을까. 최근의 어느 연구 결과에서 직원들은 그들이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환경에서 최대의 업무성과를 만든다고 한다. 디지털 가버넌스를 고민할때 도구, 프로세스, 인력 특히, 인력의 유지를 위한 내용을 간과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때 디지털에 관한 프로젝트에서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인을 꼽자면 무엇보다 인력의 성숙도와 지속적인 참여다. 경영진이 이 부분을 간과하지 말아야하는 이유는, 조직의 디지털 성숙을 개인의 능력과 희생에 의존하기에는 개인 스스로에게 너무 버거운 과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번째: 추측과의 싸움

공격적인 디지털 전략을 추구하는 것은 알려지지 않은 분야로 도전이며, 동시에 새로운 영역으로 이동하고 새로운 기술로 기존 비즈니스를 혁신 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남들보다 빨리 가서 성공하겠다는 생각에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이 타이밍에서 잠시! 모호성과 속도의 잘못된 만남은 때로는 잘못된 방향과 추측을 불러 일으키고 결국 더 많은 시간과 불안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  증명하기 : 디지털 현실에 근거하여 가고자하는 방향에 대한 증명의 포인트를 만들어서 검증하는 것이 이 어림직작과 싸울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링보다는 비즈니스 논리가 올바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신속하게 기초 수준의 데이터를 검증하여, 가는 방향이 지속적으로 투자할 가치가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이 접근법은 성공적인 구현의 가능성을 높히고, 결과를 잘 관측하면 전략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추적 할 수 있게 된다.
  •  실시간 데이터의 활용하기 : 또다른 방법은 실시간 데이터와 실험을 활용하는 것이다. 디지털은 의사 결정을 내리고 구현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면서 리더가 직면한 전략적 선택에 데이터를 곱함으로써 직감적인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접근이 가진 긍정적인 부분은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신속하고 데이터 중심의 통찰력을 얻을 수있는 , 소위 요즘 기업들이 말하는 데이터기반의 문화(Data-driven culture)를 만들어 갈 수 있게 된다.예를 들면 실시간의 데이터와 실험을 통해 경영진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어도비 포함 많은 글로벌 밴더사들이 제공하는 디지털 도구들이다.

네번째 : 확산(집중할 수 없음)과의 싸움

효과적인 전략은 집중이 필요하지만 디지털에 대응하면 필연적으로 노력의 확산 혹은 분산이나, 의도하지 않게 넓게 펼쳐지는 경향을 피할 수 없다. 우리가 알고있는 대부분의 회사는 디지털화 및 자동화를 통해 핵심을 재창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핵심 요소 중 일부는 혁신적인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를 창출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도전 과제는 급변하고있는 디지털 변화의 속도와 신기술 채택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어떻게 감내하는 것이냐는 것이다. 오늘의 기술이 내일에도 유효할지를 어떻게 장담할 수 있냐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고객들로부터 듣는 질문 중의 하나는 향후 디지털에 투자를 하는 것이 옳을까. 얼마나 투자해야 하는 것이 좋을까. 그러면 지금 하고 있는 핵심비즈니스는 어떻게 해야 하는데? 이 난제에 대해 멕켄지의 조언을 인용해 보자.

  • 포트폴리오식 접근 :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시딩, 양육, 성장 또는 가지 치기의 각기 다른 단계에서 디지털 이니셔티브의 포트폴리오식 비즈니스를 진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질문을 한다. 최근 디지털 제품 및 서비스가 포트폴리오에서 누락이 된 것은 무엇인가? 고객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운영 모델의 어떤 제품 및 요소를 디지털화하거나 완전히 디지털 방식으로 리엔지니어링해야하나? 또한 버려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이 가치들이 비즈니스 벨류 체인 안에서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고 이동하는지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평가한다.   이것이 가능해 진다면 고객 혹은 잠재고객이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디지털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알게되고 이를 통해서 어떻게 구현을 할 수 있을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된다.
  • 기존 비즈니스와 디지털의 균형: 회사가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친 가치의 체계적인 평가를 통해 조직의 리스크 선호도가 어떻게 변화해야하는지 알게 되었고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에 투자할 의사가 생겼다고 가정하자. 이 전략적 진화의 일환으로 회사는 자동화, 고급 분석 및 빅 데이터 활용과 같은 프로그램의 도입이 중요하고 이러한 기능은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반면 기존 비즈니스에 대규모로 기능을 배치함으로써 핵심 제품의 수명을 연장 할 수도 있었다. 여기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기존의 핵심 비즈니스와 새로운 비즈니스간에 균형 잡힌 방식으로 투자하면 새로운 제품으로 인해 예상보다 빠른 수익 흐름이 발생하여 리더십의 전략에 대한 의지가 높아지고,새로운 포트폴리오 오퍼링이 핵심 비즈니스의 최종 감소를 보완하는 것보다 더 큰 성장을 제공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전략을 만드는 것이 그리 간단해 보이지는 않는다. 고민할 내용이 매우 많지만, 우리 기업이 잊지 말았으면 하는 점은,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이 어느 개발업체가 6개월 프로젝트하면 끝나는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주제는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고 기업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다.

4차 산업 혁명과 AI에 대해 열광하는 나라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지난 20세기 예전 선배 세대들이 그랬듯이 팀을 꾸리고, 사람을 뽑고, 쉴 새없이 돌리면 다른 나라들이 10년 걸린것 까짓거 1년이면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이젠 정말로 기업의 하드웨어만큼,  소프트웨어가 성숙해야할 시간이다.   우리가 극복할 것은 어쩌면 무엇보다 이것이 먼저 일수도 있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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