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통령과 새 정부가 들어선지 열흘이 지났다. 누더기 같았던 나라 구석구석이 마치 대청소를 하듯 조금씩 정리되고 정비되기 시작하는 모습들이 그저 흐믓하다. 누가 그랬듯이 헐리우드 영화의 해피엔딩을 보면서 저건 영화니까 가능하다라고 생각했던 결말들이 우리의 현실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스럽게 진행되는 모습들을 보면서, 과거 이 땅에서 IT가 누렸던 영화를 이 정부에서 다시 부흥시키는 멋진 상상을 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제는 Digital Government (디지털 정부)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Digital Transformation의 영역에 있어서 우리의 기업이 아직은 많은 부분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지난 많은 이야기들에서 많이 언급을 했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공공 혹은 정부의 부분은 사기업 영역보다 조금 더 보수적인 것이 사실이고, 일반 사기업에 적용하는 잣대로 그 성과나 질을 평가할 수는 없다. 왜냐면 공공서비스의 그 대상인 국민은, 이윤 추가가 목적인 사기업에 돈을 내고 물건과 서비스를 사주는 고객들과는 다른 맥락의 고객이기 때문이다.
그럼 먼저 Digital Government(디지털 정부)를 이해하기 위해 몇가지 중요한 용어들을 정리하고 넘어가자. OECD에서 2014년 발표한 OECD Recommendation on Digital Government Strategies 라는 보고서에서 정의한 Digital Government의 중요 용어를 보면 다음과 같다.
E-Government (전자정부) : 정부가 정보 및 통신기술 (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특히 인터넷을 보다 나은 정부로 가기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
Digital Government(디지털 정부) : 공공 가치 창출을 위해서, 예를 들면 생산을 지원하고 데이터를 접근하는 정부기관, 비정부조직, 기업, 시민 단체 및 개인으로 구성된 디지털 생태계를 기반으로 정부의 지원 방법에 있어서 통합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정부
Digital Technology (디지털 기술) : 인터넷, 모바일 기술 및 장치를 비롯한 정보통신 기술 (ICT)를 말하는데 데이터의 수집, 교환, 집계, 검색, 조합, 액세스 및 분석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되는 데이터 분석 기술뿐만 아니라, 디지털 컨텐츠를 실제로 보여주는 서비스나 앱의 개발까지 포함하는 기술.
Public Value(공공의 가치) : 관점이나 혹은 역할에 따라 다양해질 수 있는 사회를 위한 공익을 의미하는데, 그 포함하는 영역을 구체적으로 보자면,
- 시민과 시민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재화 또는 서비스
- 정의, 공정성, 효율성 면에서 시민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상품의 선택
- 시민의 욕구와 선호도가 반영된 질서 정연하고 생산적인 공공 기관
- 분배의 공정성 및 효율성
- 공공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자원의 합법적인 사용
- 변화하는 선호에 대한 혁신과 적응성 요구
이를 기반으로 OECD가 디지털 정부를 전략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12가지 권고 및 제안이 있는데 그 상세를 살펴보면,
- 정부 프로세스의 투명성, 개방성 및 포괄성을 보장할 것
- 특히, 이 부분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디지털화에 대한 목표나 프로세스의 투명성, 그리고 디지털로 전달되는 메세지가 신뢰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어야 함은 물론, 디지털로 정보의 접근이 어려운 국민들에 대해서도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가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 정책 결정 및 공공 서비스 설계 및 납품 등에 있어서 공공, 민간 및 시민 사회 이해 관계자의 참여를 장려할 것.
- 공공 부문에서 데이터 중심 문화를 만들 것.
- 효과적이고 적절한 보안 방법을 활용하여 디지털 보안 및 개인 정보 보호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위험 관리 방법을 개선하여 정부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를 높힐 것.
- 전략에 대한 확고한 리더십과 정치적 의지를 보여줄 것
- 정책 영역과 정부 차원의 디지털 기술을 일관되게 사용할 것
- 효율적인 조직 및 거버넌스 프레임 워크를 구축하여 정부 차원의 디지털 전략을 구현할 것.
- 다른 정부와의 국제 협력 강화할 것
- 지속적인 자금 지원과 디지털 프로젝트에 집중이 된 구현이 가능하도록 명확한 비즈니스 사례를 개발할 것
- 디지털 프로젝트 구현을 관리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한 기관 역량을 강화할 것
- 기존에 가지고 있는 디지털 자산의 평가를 기반으로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도입할 것
- 일반 및 부문 별 법률 및 규제 프레임 워크가 디지털을 허용하는지 확인할 것
OECD에서 이 리포트가 나온 같은 해, 해외의 유명 컨설팅회사에서 전세계 10개국을 선택하여 디지털 정부에 대한 비교를 한 리포트가 있느데 그 내용으로 우리나라 디지털 정부의 현주소를 살펴보면 아주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https://www.accenture.com/us-en/insight-digital-government-pathways-delivering-public-services-future) 이 보고서에서는 디지털 정부를 정부의 핵심서비스에 대한 디지털화부터, 디지털 인프라, 거버넌스 및 프로세스에 대한 부분까지 아우르는 개념으로 보고 디지털 전략에 대한 성숙도, 대국민 서비스의 활용도, 그리고 국민들의 만족도 측면으로 다각도로 분석을 했다. 여러분도 예상하듯이 한국은 정부의 디지털 성숙도 측면에서 전체 성적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인다. 이 보고서에서 한국은 전자정부를 성공적으로 구현한 나라로서 성공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다. 전자적으로 제공하는 정부의 서비스에 있어서의 정교함과 그 인프라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대국민 서비스의 경험에 대한 구현 측면에 있어서도 선도적이며, 시민 중심의 상호작용과 다중채널 서비스 제공의 측면에서 모두 일관적으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예방적인 측면에서의 소통과 교육, 그리고 소셜 미디어의 사용에 있어서는 다소 뒤처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간략하게 정리하면 시스템적으로는 훌륭하나, 전달하는 메세지나 미디어를 활용하는 방법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의미다.
또하나 흥미로운 부분은, 매우 높은 수준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만족도 부분에서는 매우 낮은 점수를 보인다는 것이다.
응답을 한 80%의 시민이 디지털 정부의 서비스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일관되게 이야기 하는 반면, 그 만족도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매우 낮게 나오고 있다는 것은,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에 조금더 노력을 기울여야하지 않았나 하는 반증이다. (이 자료가 나온 것이 2014년 1월이라는 것을 감안할때 별로 놀랍지는 않다. 물론 이건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우리 정부는 추가적인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여 능동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조사 대상 시민의 70% 이상이 여러 채널을 통해 정부와 소통하고 싶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받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에서 시민들은 우선 순위를 두고 정부가 개선했으면 하는 3가지를 지적했는데 1) 조사 대상 33%의 시민이 정보가 투명하게 일반에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대답했고 2)28%의 시민이 이 정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디지털 정부가 전략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대답했으며 3)26% 시민이 효율적인 예산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대답했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공직의 지인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나라 정부의 시스템이나 제공하는 서비스, 혹은 준비된 컨텐츠는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실제로 공공의 가치를 위해 많은 사업과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국민들에게 제대로 홍보되지 않아서 잘 모른다. 그래서 정작 국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어찌해야 될지도 잘 모른다. 정부의 일을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 디지털 비즈니스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첨언을 한다면, 우리 국민의 수준은 이제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찾는 수준이 아닌 디지털시대에 걸맞는 소통과 경험을 원하며 이는 단순히 전자정부 수준이 아닌 디지털 정부로 우리 정부가 도약해 주기를 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닐까? 아주 간단한 시작으로 서울시 다산콜센터의 웹사이트를 모바일 폰으로도 최적화하는 작은 노력에서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다산콜센터의 앱에서 외국인을 위한 다산콜센터 전화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고 있었나? 대국민 서비스가 많이 일어나는 주요 웹사이트에 기본적인 분석 Tag를 걸면, 최소한 어떤 정보를 국민들이 보고 싶어하고 찾고 싶어하는지 정도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K-culture를 넘어 K-democracy를 보여주고 있다고들 한다. K-digital 의 힘도 보여주길 소망해 본다. 새정부 화이팅!